‘마린보이’ 박태환(26)이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FINA는 24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박태환이 18개월간 모든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도핑위원회 청문회 결과를 발표했다.
징계는 소변 샘플을 채취한 지난해 9월 3일부터 소급 적용돼 2016년 3월 2일까지 이어진다. 당초 예상한 대로 반도핑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징계는 피하지 못했지만, 테스토스테론 계열의 징계 기간이 통상 2년 자격정지인 점에 비하면 6개월 정도 줄어든 것이다.
박태환은 인천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초 실시한 약물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이자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됐고 전날 청문회에 출석했다. FINA 사무국이 있는 스위스 로잔의 팰레스 호텔에서 열린 청문회에는 박태환을 비롯해 국제 변호사들과 이기홍 대한수영연맹 회장, 김지영 대한체육회 국제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4시간 넘게 이어진 청문회에서 박태환은 ‘금지약물 투여에 고의성이 없음’을 입증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격정지로 박태환은 내년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이 생겼다. FINA의 코넬 마르쿨레스쿠 사무총장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박태환이 올해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는 나가지 못하지만 내년 리우올림픽에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박태환 측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3일 이후 획득한 메달이나 상, 상금은 모두 몰수한다는 발표에 따라 한국인 역대 아시안게임 개인통산 최다 메달 기록(20개)도 사라지게 됐다. 박태환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땄다.
박태환이 큰 산은 넘었지만 아직도 극복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대한체육회는 금지약물 복용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을 경우 징계 만료 3년이 지나지 않으면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리우올림픽 파견 선발전에서 제대로 기량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격정지 기간 중에는 지도자를 선임할 수 없고 팀 훈련에도 참가할 수 없다. 올림픽 선발전은 징계종료 직후인 내년 4∼5월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불세출의 수영스타 박태환이 1년 6개월간의 징계를 이겨내고 다시 금빛 물살을 가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박태환 자격정지] 리우올림픽 출전 길 열렸지만 앞길은 험난
입력 2015-03-24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