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친딸을 14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온 인면수심의 아버지가 쇠고랑을 찼다. 우울증과 불안증 등을 치료 받으며 재활을 꿈꿨던 큰 딸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작은 딸도 한강다리에서 투신 직전 극적으로 구조돼 악마같은 아버지의 범행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친아버지인 B(54)씨는 A씨가 4살때부터 집안에서 성추행하는 등 2007년까지 14년간 지속적으로 성추행 및 성폭행했다.
B씨는 A씨의 동생 역시 2001∼2003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성폭행했다.
B씨는 부인이 출근한 시간대를 이용해 “아빠와 함께 하는 병원 놀이”라는 파렴치한 거짓말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큰딸인 A씨는 어린 시절 친할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오히려 외부에 알리지 말 것을 강요받자 주변에 아무런 도움도 요청하지 못했다.
특히 2006년 부인과 이혼하면서 두 딸과 떨어져 살게 되고 나서도 B씨는 ‘반항하면 동생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A씨를 협박, 성폭행을 지속했다.
A씨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알린 건 성년이 되던 해이자 친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2010년이었다.
이후 꼬박 4년을 정신과 병원과 성폭력상담소를 다니며 치료와 상담을 받았다.
2013년 5월엔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 ‘하루하루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지만 뒤늦게나마 치료받고 용기를 내고 있다“며 재활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후유증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씨의 동생 역시 치료를 받았으나 악몽,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지난달 6일 한남대교에서 투신 직전 경찰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B씨의 만행은 경찰이 A씨 동생의 자살 기도 이유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그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B씨는 현재 경찰 조사에서 두 딸을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아빠와 병원 놀이 하자" 14년간 두 친딸 상습 성폭행 인면수심 아버지
입력 2015-03-24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