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4박5일간 미국 멕시코 출장길에 올라

입력 2015-03-24 14:03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 4박5일간의 미국·멕시코 출장길에 올랐다. 정 회장은 2013년 5월과 지난해 8월 미국을 방문해 현장 경영에 나선 바 있다.

정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캘리포니아주의 현대·기아차 판매법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또한 기아차 공장이 세워지고 있는 멕시코 몬테레이를 방문해 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챙긴다.

정 회장이 올해 첫 해외 현장 방문지로 미국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미국시장이 어렵다는 의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유로 및 엔화 약세, 픽업 트럭 시장 확대와 제품 라인업 부족 등의 3중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미국의 자동차 수요가 대형 SUV와 픽업 트럭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승용차 중심의 라인업을 갖춘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경쟁력을 갖춘 픽업 트럭의 판매를 확대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일본 및 유럽 자동차업체들도 유로화와 엔화의 약세를 바탕으로 인센티브 확대 등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정 회장은 미국 방문에서 품질을 집중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서 생산을 시작한 신형 쏘렌토의 양산 품질을 직접 확인하고, 올 하반기 생산 예정인 신형 K5와 신형 아반떼의 생산 준비 상황도 점검하게 된다. 쏘나타와 아반떼를 생산 중인 현대차 앨마배마 공장과 쏘렌토, 싼타페, K5를 생산 중인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각각 37만대와 34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 설비 개선 등을 통해 39만대와 36만5000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72만6000대, 기아차는 58만대를 판매했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8% 증가한 141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2월 17만123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7%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2월에는 9만6535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7%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정 회장은 “올해 유로 및 엔화 약세, 픽업시장 증가 등 3중고로 미국시장에서 미국·일본·유럽 업체의 협공이 예상된다. 우리만의 강점을 살리고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 SUV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하반기 소형 SUV 투싼을 출시하고 쏘렌토와 싼타페 판매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한 주력 차종인 아반떼와 쏘나타, 제네시스 판매 프로그램도 강화하기로 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