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으로 인해 수출입 상품의 교역조건이 4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달 100.52로 1년 전보다 12.6%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한 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준다. 기준연도인 2010년에 한 단위 수출 대금으로 상품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100.52개라는 뜻이다.
올해 2월의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2010년 7월(100.5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국제유가가 본격적인 하락세를 타자 이 지수는 같은 해 9월부터 6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해 10월 1.3%, 11월 3.0%, 12월 3.9%, 올해 1월 8.6% 등 상승 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도 수출가격(-9.4%)보다 수입가격(-19.6%)의 하락폭이 커 수출입 교역조건이 좋아졌다. 지난 2월 두바이유 평균가격이 1년 전보다 47% 떨어진 영향이다.
한 단위가 아닌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0.1% 상승했다. 2월 수출물량은 1년 전보다 2.3% 줄었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27.6%), 섬유·가죽제품(21.6%), 수송장비(13.3%) 등의 물량 감소 폭이 컸다.
수출금액도 11.5% 줄었다. 유가 하락으로 석탄·석유제품 수출액이 42.7% 급감했고 농림수산품 수출액도 31.4% 줄었다. 수입물량은 1.0% 감소했다. 물량으로 따진 수입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13년 2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이창헌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올해 2월에는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수입 물량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1·2월을 합친 물량을 보면 수입 증가 추세가 기조적으로 꺾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유가하락에 교역조건 4년7개월 만 최고수준
입력 2015-03-24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