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73) 감독이 시범경기 개막전을 마치고 극비리에 응급실로 옮겨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4일 야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마치고 복부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8일 새벽 대전 숙소에서 서울 일원동 삼성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삼성병원에는 김 감독의 주치의가 있다.
장염이었다. 김 감독은 쌍방울 레이더스 감독이었던 1998년 신장암 수술을 받고 한쪽 콩팥을 떼어냈다. 암 투병 이력이 있는 김 감독에게 장염 진단은 다행스러운 결과였다. 김 감독은 주치의로부터 진단 결과를 통보받고 안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이후에도 삼성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다.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 참석을 위해 서울을 방문하면서 병원을 들러 완치 판정을 받은 지난 23일까지 17일간의 치료였다. 시범경기 기간 내내 치료를 받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일주일에 가까운 단식으로 체중은 7㎏ 넘게 줄었다.
김 감독은 장염 치료 사실을 극히 일부 주변인에게만 알렸다. 가족이나 구단에도 정확히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평소와는 다르게 시범경기 기간 중 공식 일정에 늦은 날이 있었다. 장염 치료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신장암 투병 사실도 14년 뒤에 밝혀졌다. 김 감독이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지휘했던 2012년 경북대 강연에서였다. 개인적인 고충을 드러내지 않는 김 감독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중 더그아웃을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부터 마지막 네 경기를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김 감독이 투혼을 불태웠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3승9패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 감독이 완쾌한 만큼 페넌트레이스 개막 이후에는 원래의 지도력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오는 2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개막전을 벌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성근, 시범경기 개막전 날 극비 응급실행… “가족도 구단도 몰랐다”
입력 2015-03-24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