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정부군-반군 교전 격화…"중화기 동원"

입력 2015-03-23 22:14
지난달 민스크 휴전협정으로 거의 중단됐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다시 격화하면서 협정 무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특히 양측이 휴전협정 합의에 따라 철수시켰던 중화기까지 전투에 동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규모 교전이 재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인터넷 뉴스통신 뉴스루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분리주의 반군 진압 작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군 대(對)테러작전본부 공보실은 23일(현지시간) 반군들이 전선 여러 곳에서 공격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공보실은 반군이 22일 밤부터 23일 새벽까지 17차례나 휴전협정을 위반했다면서 공격에 120mm 포 등의 중화기가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도네츠크주 중부의 페스키 마을, 북부 아르툐모프스크 인근 지역, 남부 쉬로키노 마을 등의 정부군 진지가 공격을 받았다고 공보실은 전했다.

반면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국방부는 정부군이 중화기를 이용해 여러 지역에서 도발을 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도네츠크시 외곽 기차역과 도네츠크주 남부 쉬로키노 마을 등에서 정부군이 대규모 공격을 가하는 등 22일부터 23일 새벽까지 모두 52차례의 휴전협정 위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정부군이 공격에서 122mm 곡사포와 박격포 등의 중화기를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군과 반군은 그동안 민스크 휴전협정에 따라 전선에서 모든 중화기를 철수했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그동안 계속돼온 양측의 전투에서도 중화기가 사용된 적은 거의 없었다. 때문에 자칫하면 지난달 휴전협정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은 지난달 12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이루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 간 합의에 따라 동부 지역에서의 교전을 멈추고 평화 정착 절차를 밟아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