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23일 서거한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와의 과거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리 전 총리와 대(代)를 이어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1979년 박 전 대통령과 리 전 총리가 정상회담을 할 당시 박 대통령은 작고한 모친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고, 만찬에선 통역을 담당했다.
리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영어를 할 줄 아는 그(박정희 전 대통령)의 20대 딸 박근혜의 통역으로 우리의 대화는 진행됐다”고 회상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후 한나라당 대표로 지방선거를 지휘하던 2006년 5월20일 한국을 방문한 리 전 총리를 면담했다.
리 전 총리는 당시 박 대통령에게 “지도자가 부패하면 안된다”며 21세기 리더십의 조건을 설명했고, “2007년 대선에서 잘 되기를 바란다”는 덕담도 건넸다. 리 전 총리 부인은 면담 직후 박 대통령을 별도로 만나 “선거유세를 다니면 목이 많이 아플 것”이라고 위로하면서 싱가포르산 목캔디를 선물했다.
특히 이날 면담은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이 지방선거 유세에서 불의의 테러를 당하기 전에 이뤄졌다.또한 박 대통령은 2008년 7월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에도 리 전 총리를 만났다.
박 대통령은 당시 “한 나라 지도자의 철학과 지도력이 그 나라 운명을 바꾼다”며 존경심을 표했고, 리 전 총리 부인의 목캔디 선물을 언급하면서 “캔디를 받은 날 오후 공교롭게도 피격을 받아 당장 먹을 수가 없어서 잘 간직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 아들인 리셴룽 현 총리와도 닮은 꼴 정치인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양국 근대화의 기틀을 닦은 부친을 둔 2세 정치인인데다 1952년생 동갑이며,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 정치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목캔디 인연’ 박근혜-리콴유 대(代)를 이어온 각별한 인연
입력 2015-03-23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