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떨게하는 청주 '공포의 도로'… 5년간 70여명 사상

입력 2015-03-23 14:43

최근 5년간 교통사고로 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청주 상당산성∼명암저수지 도로가 운전자들에게 ‘공포의 도로’로 불리고 있다.

청주시와 경찰 등 관계기관이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며 머리를 맞댔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대형차량 통행금지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5시쯤 청주시 상당구 용정동 상당산성∼명암저수지 간 도로에서 45인승 통근버스와 2.5t 화물차(운전기사 문모·57)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 문씨가 숨지고 버스운전자 등 승객 15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사고로 이 일대가 한동안 심각한 교통 체증을 빚기도 했다.

지난 17일 오후 4시20분에도 이 도로에서 이모(60)씨가 몰던 5t 화물차가 옆으로 넘어지며 실려 있던 철제빔이 도로로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사고 당시 지나는 차량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23일 도로교통공단 충북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9년∼2013년) 상당산성∼명암저수지 4.5㎞ 구간의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모두 31건에 달한다. 사상자만 해도 73명에 달한다.

지난해와 올해 발생한 사고 건수까지 합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개통된 이 도로는 경사가 비교적 심하고 급커브 구간이 많다. 급경사의 언덕에서 내려오는 화물 차량이 우회전하다 보면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쏠리면서 옆으로 넘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고가 발생하면 싣고 있던 화물이 쏟아져 2차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청주시와 충북지방경찰청은 사고가 빈발하자 이 일대에 과속 방지턱 8곳과 안전표지판 등 교통 안전시설을 대거 설치했다. 또 40㎞이던 최저속도를 30㎞로 낮췄고 2013년 4월에는 도로 경사를 조정하기 위해 선형 개선 사업도 벌였다.

그럼에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사고가 줄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도로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비판과 함께 미봉책이 아닌 도로 선형의 대대적인 개선과 대형 차량 통행 제한 등 실질적인 사고 방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애초 도로 설계에 문제가 있는 만큼 다른 안전시설을 만들어도 사고는 계속될 것”이라며 “사고가 집중되는 화물차나 대형차량에 대한 통행을 제한시키는 방법 등을 관계기관과 함께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