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중국 기업 두 번째 디폴트 우려 확산”

입력 2015-03-23 14:16

중국의 11개 기업이 발행한 채권 수익률이 15%를 웃돌면서 2분기 중 중국 기업의 두 번째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의 22일 집계에 의하면 중국 기업이 발행한 위안화 채권 가운데 오는 6월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액수가 1조5000억 위안(242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블룸버그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분기 기준 가장 큰 규모다.

이들 기업 가운데 내달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클라우드 라이브 테크놀로지 그룹은 지난 4일 “(상환 여부가) 매우 불투명하다”고 실토했다.

베이징 소재 클라우드 측이 이렇게 밝히고 나서 2017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157베이시스포인트(1bp=0.01%) 상승해 17.9%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수익률이 15%를 초과한 기업에 이밖에 전기기기 제조사 바오딩 톈웨이 그룹, 음료수 병 제조사 주하이 중푸 엔터프라이스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주하이 중푸는 오는 5월 만기 채권 수익률이 19.4%까지 상승했다.

상하이 소재 하이퉁 증권의 리닝 채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두 번째 채권 디폴트 위험이 갈수록 커진다”면서 “엄청난 상환 규모를 고려할 때 2분기 중 여신 위기가 재발할 위험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나 “실질적인 디폴트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 인식이 심각하게 왜곡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 소재 여신 분석기관 청신 인터내셔널 크레디트 레이팅의 리서치 부문 부대표 장잉제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여신 이벤트(상환)가 이어진다”면서 따라서 “채권 소유자의 손실로 이어지는 실질적 디폴트를 맞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신은 무디스의 중국 합작법인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상하이 소재 태양광 기업 차오리 솔라 에너지가 지난해 3월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으나 당국이 개입해 지난 12월 22일 10억 위안의 원금과 이자를 전액 상환해 채권자가 단 한 푼도 손해 보지 않았음을 상기시켰다.

중국 초상은행의 상하이 소재 류둥량 선임 애널리스트는 “경기 둔화가 특히 비국유기업 채무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두 번째 디폴트 위험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지난달 28일 금리를 25bp 인하하고 나서 AA 등급 기업의 7년 만기 채권 수익률이 올해 들어 25bp 하락해 평균 6.32%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2008년 12월의 바닥인 4.76%보다 여전히 높다고 강조했다.

같은 만기의 중국 국채 수익률은 이 기간에 20bp 하락해 3.405%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초상은행의 류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의 잇따른 금리 인하에도 취약한 기업의 차입 부담은 여전히 과중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 기업은 여전히 차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신의 장 부대표는 그러나 “중국 채권시장의 실질적인 디폴트가 필요하다”면서 “더 구제하면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