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김효주(20·롯데)는 위기에서 더욱 강한 모습으로 ‘슈퍼 루키’라는 별명이 허명이 아님을 입증했다.
전날 3라운드에서도 13번홀(파4) 보기 직후 3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탔던 김효주는 이날도 10번홀(파4) 보기 이후 3연속 버디에 성공,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의 기싸움에서 전혀 뒤지지 않았다.
이날 10번홀에서 김효주는 티샷이 커다란 벌집이 도사리고 있는 나무 바로 옆에 떨어졌다. 세컨드샷을 마음껏 할 수 없는 위치였다. 과거 벌에 쏘인 적이 있는 김효주는 벌집 밑에서 샷을 하려고 하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때 김효주는 골프규칙 재정집에 나와있는 1-4/10 조항을 들어 구제받을 수 있는지 경기위원에게 물었다. 이 조항은 방울뱀 또는 벌이 플레이에 방해가 될 경우 플레이어는 1클럽 길이 이내에 벌타 없이 그 볼을 드롭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위원은 벌집이 선수와 가까이 있지 않아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 드롭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효주는 두 번째 샷을 레이업 한 뒤 세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렸고, 결국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냈다.
보기 이후 오히려 김효주의 투쟁심이 발휘됐다. 상위권의 다른 선수들과 달리 유일하게 최종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던 김효주는 이후 11~13번홀까지 3연속 버디에 이어 15번홀과 18번홀에서 버디를 추가, 위기에서 더욱 강한 모습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슈퍼 루키’의 진면목을 과시한 셈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괜히 슈퍼 루키가 아니다’… 위기에서 더 강한 김효주
입력 2015-03-23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