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탕에 카메라 들이 미는 것 좀 그만하세요. 그럼 공평하게 여탕도 찍으시던가.”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가 남자 목욕탕을 촬영한 방송에서 실수로 남성 알몸을 그대로 노출한 것을 두고 남성 인권를 무시해 온 관행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개그맨 김경식이 자녀들과 목욕탕에서 달걀을 먹는 장면에서 뒤편 거울에 한 남성의 알몸이 비쳤다. 이 장면은 온라인상에서 확산됐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시청자 게시판에 이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방송에서 유독 남성 노출에 대해 자유로운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네티즌은 “여성들의 목욕탕 장면은 아예 찍지도 않으면서 남성은 목욕탕 장면은 찍는군요. 이거 성차별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남탕에 카메라 들이미는 것 좀 그만해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방영한 MBC ‘진짜 사나이2’에서 훈련병들의 샤워·탈의장면이 공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시 방송에서는 옷을 벗은 연예인들의 특정 부위를 ‘나뭇잎’ 모양으로 가리거나 모자이크 처리해 내보내 역차별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제작진은 ‘알몸 노출 방송’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다. MBC는 23일 “거울에 비친 한 남성의 알몸이 부주의로 1초가량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는 제작과정에서 생긴 오류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로 사과의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방송 직후 재방송과 다시보기 등에는 모자이크 처리를 한 상태”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그램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남탕 좀 그만 찍어요” MBC 휴먼다큐 알몸 예고된 사고
입력 2015-03-23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