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뚱뚱한 치매환자가 더 오래살아…치매에도 비만의 역설

입력 2015-03-23 10:24
같은 치매환자라도 마른 사람보다는 약간 뚱뚱한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도와 치매환자 사망위험 사이에 ‘비만의 역설'이 존재하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서상원 교수와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김종훈 박사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비만 정도를 보여주는 ‘체질량지수(BMI)’와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사망률 사이에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 관련 국제 학술지(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579명과 치매연구센터에 등록된 환자 1911명 등 총 2490명의 알츠하이머 치매환자를 43.7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결과 체질량지수에 따른 사망률은 저체중(BMI 18.5 미만) 그룹이 가장 높았다. 181명 중 53명이 사망해 사망률은 29.3%에 달했다. 반면 과체중 그룹(BMI 23이상~25미만)은 같은 기간 사망률이 14.1%(626명 중 88명 사망)로 전체 그룹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정상체중 그룹(BMI 18.5이상~23미만)과 비만그룹(BMI 25이상)의 사망률은 각각 18.5%(1127명 중 208명), 20.7%(556명 중 115명)를 기록했다.

저체중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의 사망률이 높은 것은 근육량이 감소하고, 그러다 보니 운동량이나 이동량 또한 덩달아 줄어든 탓으로 분석됐다. 저체중 환자의 경우 영양실조와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큰 점도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보통 영양실조 상태에서는 면역력 저하에 따른 감염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이와 달리 과체중 환자의 생존율이 더 높은 것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비만의 역설’과 일정부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다만 명확한 인과관계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지지 않아 추가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