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만남과 이별 등 정감있게 그린 ‘기억풀이’ 신철 작가 봄맞이 개인전 서호미술관 3월 27일부터

입력 2015-03-22 17:12
님께 가오리다
꽃놀이
달밤
보고싶어요
누구에게나 추억은 있다. 즐겁고 행복한 추억이든 가슴 아리고 슬픈 추억이든. 신철 작가는 자연을 모티브로 내면의 기억을 풀어내는 작업을 한다. 화면에는 단순한 형상의 인물들과 산뜻한 색깔의 여백들로 소박한 순수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누구나 느껴봄직한 지난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무표정한 남자와 단발머리를 한 소녀. 만남과 이별 사이에 존재하는 묘한 심리상태를 작가 특유의 동화적인 시선으로 풀어 놓는다. 기억의 편린을 군더더기 없는 이미지로 표현한 작품도 있다. 어딘가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 무덤덤하면서도 다양한 감정들을 쏟아내는 인물들은 바쁘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초상이나 다름없다.

신철 작가의 작품은 따뜻하면서도 외롭다. 누구나 한번 쯤 경험해봤을 사랑과 이별, 고독과 그리움이 묻어난다. 순수함과 소박함, 정감과 해학이 물씬한 그림도 있다. 그의 작품에는 형언하기 어려운 연민의 감정이 배어있다. 그의 작업 주제인 ‘기억풀이’ 연작에는 인간 내면을 시처럼 담아낸 서정미와 희로애락의 삶을 관통하는 여운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그의 개인전이 경기도 남양주 서호미술관에서 3월 25일(전시 오프닝 3월 27일 오후 4시)부터 4월 26일까지 열린다. ‘기억풀이’ 연작 16점을 선보인다. ‘님께 가오리다’ ‘꽃놀이’ ‘외출 2’ ‘내꺼야 1’ ‘보고 싶어요’ ‘달밤’ 등 편안하면서도 친숙한 그림들이 봄맞이 문화 산책을 손짓한다. 양수리 북한강변을 구경하면서 그림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기억풀이, 캔버스에 피어난 삶의 단면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신철의 근작들은 설명이 배제되고 간략화 되었음에도 지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언의 아우라(aura)가 그 이상의 내레이션을 함유하고 있다”며 “특이한 것은 그의 화력이 세월에 덧칠될수록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흔적들은 더욱 농후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평했다(031-592-1865).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