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 결산] ‘야신’도 못 바꾼 한화… 막강 타선 뽐낸 넥센… 반란 꿈꾸는 롯데·LG

입력 2015-03-22 16:14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22일 끝났다. 시범경기는 엿새 앞으로 다가온 정규리그에서 각 구단이 어떤 전력을 가지고 싸울지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는 탄탄한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도 다크호스로서 올 시즌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는 불안한 전력으로 악전고투가 우려된다.

◇‘야신’도 못 바꾸는 한화?=‘야신(野神)’ 김성근 감독 취임 이후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한화는 시범경기를 10위 꼴찌로 끝냈다. 신생구단 kt보다 아래다. 3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김 감독을 불러왔고, 스프링캠프에서 ‘지옥훈련’까지 감내했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하다. 경기 내용도 좋지 못하다. 투타가 완전히 무너졌다. 1, 2 선발 쉐인 유먼과 미치 탈보트의 평균자책점은 각각 18.90과 6.00이다. 수비도 불안하다. 21일 롯데전에선 실책을 무려 5개나 저지르며 자멸했다. 더욱 아쉬운 것은 부상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정근우와 이용규의 재활이 더딘데다 설상가상으로 안방마님 조인성까지 종아리 근육 손상으로 최소 두 달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김 감독은 “요즘 들어 눈이 아프다. 집에 가면 책상에 앉아 고민한다”면서 “부상자 없이 개막전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위로 시범경기를 마친 kt도 불안하다. 필 어윈과 앤드류 시스코, 크리스 옥스프링으로 이어지는 선발 자리는 어느 정도 안정됐다. 하지만 뒷문이 부실하다. 전날 KIA 타이거즈전에선 3-0으로 앞선 9회 불펜진이 대거 4실점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KIA는 각기 7위와 8위에 머물러 시동이 늦게 걸리는 모양새다. KIA는 마지막 시범경기인 kt전에서 메이저리그 퍼펙트 투수 필립 험버가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이어 등판한 윤석민이 한국 복귀 후 첫 홈런을 허용하는 아쉬움을 맛봤다.

◇막강 타선 뽐낸 넥센·롯데·LG=1위 넥센은 강정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했지만 ‘홈런왕’ 박병호가 여전히 건재하다. 시범경기에서 홈런 3개를 뽑아냈다. 지난해까지 붙박이 5번 타자를 맡아 온 강정호가 빠지면서 박병호에 대한 견제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염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염 감독은 “박병호가 워낙 커리어를 높이 쌓은 선수이기에 괜찮을 것”이라며 “혼자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단언했다.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도 변함없는 호투를 선보이고 있다. 시범경기 3경기 등판해 1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과 SK, NC 다이노스는 시범경기에서 줄곧 상위권에 올라 올 시즌 4강 진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롯데와 LG도 반란을 꿈꾸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말 CCTV 사찰 파문으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에이스 장원준마저 자유계약선수(FA)로 두산에 뺏겼다. LG도 선발 요원인 류제국과 우규민이 부상에서 신음 중이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홈런포를 펑펑 터트리며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있다. 롯데와 LG는 17개와 16개의 홈런을 뽑아내 이 부문 1, 2위에 올랐다. 롯데 관계자는 “우리가 꼴찌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며 “올 시즌 화끈한 플레이로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