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통해 ‘페르소나의 감성’을...설휘 작가 개인전 3월 23일 이형아트센터

입력 2015-03-22 12:47
페르소나는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지칭하는 단어로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한다. 고대 희랍 무대에서는 배역들이 썼던 가면을 일컫기도 한다. 오늘날엔 배우가 연기 생활을 하면서 맡았던 여러 배역의 인격으로부터, 그리고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생활의 요소를 가지고 개발한 자아상을 말한다.

설휘 작가의 초대 개인전이 3월 23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플라자 4층 이형아트센터(02-736-4806)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은 ‘페르소나의 감성’. 그동안 작가는 섬들과 이를 바라보는 단순화한 사람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데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색감과 형체의 재배치로 새로운 희망을 노래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페르소나를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모두가 가면을 쓴 인격과 그에 따른 감성을 가질 수 있다”고 전시 취지를 설명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작가는 각각이 다른 새로운 감성들을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복제물들이 점차 원본을 대체하게 되는 사회가 바로 현대사회라고 규정하는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말처럼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감성도 가면을 쓴 인격과 함께 원래의 감성을 대체하여 나타난 시뮬라크르된 감성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사람의 마음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이루어지며 여기서 그림자와 같은 페르소나는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으로 자아의 어두운 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설휘 작가가 바라보는 페르소나와 감성은 또 다름을 느낄 수 있다. 현대사회의 어두운 면과 스트레스 등으로 나타나는 감성을 희망에 의한 역설적 표현과 직설적 표현을 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그의 그림을 통해 현대인의 감성, 페르소나의 감성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