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캄보디아 방문…여성교육 확대 행보

입력 2015-03-21 18:1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여성 교육 확대를 설파했다.

미국 퍼스트 레이디로는 처음 캄보디아를 방문한 미셸 여사는 21일 훈 센 캄보디아 총리의 부인인 분 라니 훈센 여사와 함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해 10명의 여학생과 만났다고 일간 프놈펜포스트와 AP, AFP 통신이 전했다.

전날 일본 일정을 마친 미셸 여사가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하고 교육 여건이 열악한 나라 중의 하나인 캄보디아를 방문한 것은 빈곤층 소녀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렛 걸스 런’(Let Girls Learn) 운동을 벌이기 위한 것이다. 이들 여학생은 가족 부양과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고, 미셸 여사는 포기하지 말고 학업을 지속하라고 당부했다.

미셸 여사는 “성공은 교육 없이 이뤄질 수 없다”며 “온 힘을 다해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여성들이 더욱 많은 자유를 얻고 남녀평등이 실현될 수 있도록 발언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람들은 내가 법대에 갈 만큼 똑똑하지 않다고 말했지만 무시했다”며 하버드대 로스쿨 입학 때의 경험담을 전하면서 여성에 대한 편견에 굴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미셸 여사는 이날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에 대한 강연에서 “소녀들이 교육을 받아야 불평등을 지적하고 동등한 대우를 요구할 수 있다”며 “정치에 참여해 지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취학 대상 어린이의 68%가 초등학교에 다니지만 중등학교로 가면 입학률이 10%대로 떨어진다. 특히 여자 어린이는 중등교육을 받기가 남자보다 어렵다.

현재 캄보디아는 훈센 총리가 30년째 장기 집권하면서 인권 침해와 반대세력 탄압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국제인권단체로부터 받고 있다. 미셸 여사는 이번에 캄보디아의 인권 문제는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려고 애쓰는 가운데 미셸 여사의 이번 방문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과 캄보디아의 관계 개선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석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미셸 여사는 22일 오전 사흘간의 캄보디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