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과 겨울, 남성들은 어떤 팬츠를 입을까?
타이츠에 가깝게 달라붙는 날렵한 팬츠를 입을까? 아니면 올봄 여성들을 유혹한 와이드 팬츠처럼 통이 넓은 팬츠를 입을까?
㈜신원의 남성복 ‘반하트 디 알바자’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20일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 슬림한 팬츠를 선보였다. 반면 같은 날 컬렉션을 한 ‘에이치 에스 에이치’의 한상혁은 펄럭거리는 와이드 팬츠를 내놓았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남성들은 올봄 여성들이 하는 것과 비슷한 고민을 할지도 모르겠다. 키가 커 보이는 슬림 팬츠를 입을까, 개성이 넘치는 와이드 팬츠를 입을까? 와이드 팬츠의 장점 한 가지를 귀띔하자면 키높이 구두를 감쪽같이 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바지통의 넓이에선 차이를 보였지만 두 브랜드 모두 겹쳐입기(레이어드)의 묘미를 강조하는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반하트 디 알바자는 슈트 위에 점퍼를 겹쳐 입거나 회색 등 모노톤의 코트 위에 청색 등 컬러감 있는 코트를 겹쳐 입기도 했다. 에이치 에스 에이치에서도 롱코트 위에 그보다 짧은 패딩 점퍼를 겹쳐 입었다. 올겨울 남성들, 춥지는 않겠다. 하지만 이렇게 겹쳐입기를 한 다음에도 멋있게 보이려면 몸매 관리 좀 해야겠다.
두 쇼의 또 다른 공통점은 여성 모델을 적극 기용했다는 점이다. 반하트 디 알바자는 장윤주를 뮤즈로 세웠고, 에이치에스에이치도 3명의 여성모델을 기용했다. 여성모델이 입은 남성복은 생각보다 멋스러웠다. 이는 남성복이 남성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여성적인 선을 살린 것의 방증이라고 볼 수 있다.
반하트 디 알바자는 한승수 정용수를 비롯해 파리 밀라노에서 활동 중인 박형섭, 변우석, KBS ‘인간의 조건 2’의 김재영, MBC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의 박현우 등 스타 모델을 기용했다. 에이치 에스 에이치는 스타들이 무대보다는 객석을 빛나게 했다. 그룹 블락비 재효, 탤런트 왕지혜, 배우 이영진, 가수 아이비 등이 객석에서 박수를 보냈다.
한편 반하트 디 알바자는 이번 컬렉션에서 이탈리아 인디펜던트와 콜라보레이션한 선글라스 컬렉션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인디펜던트의 대표 라포엘칸은 이탈리아 자동차 기업 피아트 회장의 외손자이며 탁월한 패션감각으로 세게적인 패션 피플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날 개막한 2015 가을 겨울 서울패션위크는 25일까지 이어진다. 서울시 주최, (재)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으로 총 79회의 패션쇼가 진행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올 가을 겨울 남성들 어떤 스타일의 바지를 선택할까
입력 2015-03-20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