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에서 치러지는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야권 내부의 피 말리는 일전(一戰)이 예고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체제’의 안착을 위해 두 곳의 승리가 필요한 반면, 신당 혹은 무소속 후보들은 기성 정치판을 흔들기 위해 기필코 한 석이라도 차지하겠다는 다짐이다.
새정치연합은 전국적으로 4곳에서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최소 2석은 얻어야 패배론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기 성남 중원과 인천 서구·강화을의 경우 당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관악을과 광주 서을에서 승리해야한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만약 3석을 잃을 경우 지도부 흔들기가 시작될 것이고, 전패할 경우는 지도부 책임론이 겉잡을 수 없이 번질 것”이라며 “관악을과 광주 서을을 빼앗기면 안된다”고 말했다. 관악을은 전통적 야권지지 지역인 수도권 서남권 벨트의 꼭짓점이고, 광주서을은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심장이라는 정치적 상징성도 크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관악을에는 새정치연합 정태호 지역위원장, 정의당 이동영 전 관악구의원, 옛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격돌하면서 야권 표가 쪼개졌다. 새정치연합 내부의 표도 갈라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신당을 추진하는 국민모임은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를 종용하고 있다. 김세균 국민모임 신당추진위 공동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장관이 국민모임의 발전을 위해서 스스로 밀알이 되겠다고 했는데, 관악을에 출마해 당선되는 것이 바로 밀알”이라고 주장했다.
광주 서을의 경우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전 의원과 새정치연합 공천을 받은 조영택 전 의원이 한판 승부에 들어갔다. 정의당은 국민모임과 노동당, 노동정치연대 등과 야권연대를 논의 중인데, 새정치연합 대 비(非)새정치연합의 구도로 판이 짜여질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광주를 사수하려는 문재인 대표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문 대표는 22일 아시아문화전당특별법 통과 보고대회 참석차 광주를 방문할 계획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광주·관악을 보궐선거, 야권 총출동 한판 싸움
입력 2015-03-20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