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 두 곳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조기 탈락하자 이 규정을 폐지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19일(한국시간) 프랑스 모나코와의 경기 후 “원정 다득점 원칙이 구시대의 유물”이라며 의미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벵거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클럽이나 그 규정에 당했다는 사실을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얘기를 꺼냈다.
그는 “1960년대에 도입된 그 제도는 지금은 의미가 없다”며 “원정골의 의미가 지금 볼 때는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벵거 감독은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할 때 적용하는 정도로 원정골의 의미를 축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스널은 프랑스 모나코와의 16강전에서 홈 1차전에서 1대 3으로 패배한 뒤 원정 2차전에서 2대 0으로 이겼다. 합계 3대 3으로 맞섰으나 무승부 때 적지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은 쪽이 우위가 되는 원칙에 따라 8강 출전권을 모나코에 내줬다.
첼시도 16강에서 원정 1차전에서 1대 1, 홈 2차전에서 2대 2로 합계 3대 3을 기록하면서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 무릎을 꿇었다.
원정팀 다득점 우선 원칙은 교통이 열악하고 컨디셔닝 기술도 덜 발달된 1960년대에 국제 클럽대항전에서 원정 구단은 무거운 몸으로 싸울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당시에는 원정골에 지금보다 훨씬 큰 의미가 부여될 수 있었다는 게 축소나 폐지론자들의 의견이다.
이들은 원정골의 의미를 의식한 홈팀이 오히려 수비에 집착해 경기의 흥미를 저해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주장했다. 원정 다득점의 원칙은 1965-1966시즌 유러피언 위너스컵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최근 기관지를 통해 원정골 원칙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블래터 회장은 “1960년대에는 원정이 모험이었다”며 “매우 고된 장시간 여행 탓에 녹초가 돼 경기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원정 다득점 원칙'은 구시대 유물˝… UEFA 폐지론 꿈틀
입력 2015-03-20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