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당시 해양레저전문미디어인 ‘요트피아’와의 인터뷰에서 “영웅, 의인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무의미하다”면서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아갈 수 있게 신경써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영웅대접은커녕 정부의 철저한 외면 속에 하루하루 생계를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었죠.
김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책정한 4인 기준 1가구 긴급 생계비 월 108만원을 받아왔지만 이마저 끊길 처지라고 말했습니다.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화물차 배상도 못 받았다고 하고요. 그는 사고가 나기 전 화물차 기사로 일했습니다.
김씨는 특히 학생들을 구출하면서 입은 부상의 후유증과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병원의 판단 때문에 입원비를 모두 김씨가 냈다고 합니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때 파란바지를 입고 소방호스를 몸에 묶은 채 학생 20여명을 구해냈습니다. 그런 의인의 안타까운 선택에 네티즌은 미안함 마음과 분노를 동시에 드러냈습니다.
“이러니 누가 나서서 좋은 일을 하겠습니까!”
“눈감으면 악몽에 시달리는 고통에서 생업도 못하실텐데…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치료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정부는 일반인 피해자도 신경 좀 써 주세요.”
응원도 많았습니다.
“제발 힘내세요. 당신은 참다운 의인이십니다.”
“당신 때문에 생존하신 분들이 있잖아요. 힘내세요.”
김씨는 19일 9시쯤 제주 자택 화장실에서 흉기로 손목을 자해한 것을 딸이 발견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모두가 내 딸 같아서 외면 할 수 없었다”며 목숨을 걸고 학생을 구한 그였습니다. 이게 바로 국가가 외면한 의인의 현실일까요. 씁쓸하네요.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