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위에 불법 있다”北보안원, 압수 南물품 장마당서 판매

입력 2015-03-19 15:27

북한에서 시장 단속을 책임지고 있는 보안원들이 압수한 한국 상품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다고 19일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보도했다.

북한에서 압수된 상품은 보안서 영치 창고에 보관되고 조사 이후 소각하거나 상부기관에 보내야 하지만 보안원들이 이를 어기고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북한 평양 소식통은 “불법 상품이라고 단속한 한국산 제품들이 보안서들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는 ‘불법’이라고 단속한 한국 상품을 보안원들이 사용하는 것을 두고 주민들은 ‘불법 위에 불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 중국여행을 갔다가 한국산 화장품과 전자제품, 커피 등을 가져다가 시장에 도매로 넘겨줬는데 전부 보안서에 압수 당했다”면서 “물건을 받은 장사꾼과 넘겨준 사람도 조사를 받아야 된다고 해서 보안서에 불려갔는데 보안원들이 압수한 한국커피를 타 마시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장마당들에서 팔고 있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소식통은 “단속이라는 명목으로 보안원들의 이속 챙기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회수한 화장품이나 한국 상품도 보안서 간부들이 다 착복하고 있는데, 보안원도 중국산보다 한국산이 몇 십 배로 좋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속을 챙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일부 주민들은 ‘한국샴푸로 머리를 감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한국샴푸 이외)다른 것을 쓰게 되지 않는다’면서 ‘간부들 집엔 한국산 제품이 더 많을 것’이라고 비웃기도 한다”고 말했다.

압수된 한국 상품에 대해 소식통은 “단속되는 사람들은 귀걸이나 목걸이를 파는 장사꾼, 화장품 장사꾼, 전기밥가마(쿠쿠밥솥) 등을 파는 장사꾼, 심지어는 한국산 한복을 파는 옷 장사꾼도 있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지난해는 한국상품을 버젓이 매대에 놓고 판매했고 백화점에도 외국 화장품을 비롯해서 한국화장품도 있었는데 갑자기 단속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고도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