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국은 뭔가 다르다.”
어린이용 아침방송에서 성적인 문구로 가득한 의상을 입은 일본의 여성 안무가가 우리 네티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논란은 지난해에 불거졌지만 문제의 안무가를 향한 일본 여론의 비난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웃긴대학 회원들은 19일 ‘열도의 어린이 프로그램’이라는 제목으로 일본 요코하마 소재 공중파 방송사 TVK의 어린이용 아침방송 화면을 촬영한 사진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방송은 어린이 시청자들이 따라할 수 있도록 체조 동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2명의 성인 안무가와 10명 안팎의 어린이가 출연한다.
문제는 안무가 미나미 사스가의 의상에 있었다. 미나미는 화려한 색상의 의상을 입었다. 하트 장식과 영어 문구도 있었다. 영어 문구들은 ‘I love cock’ ‘Pussy’ ‘Love F*** Yeah’ 등 성적인 내용이었다.
‘Cock’을 직역하면 수탉이다. 하지만 영미권에서 남성의 성기를 의미하는 비속어로도 사용된다. ‘Pussy’는 고양이지만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 여성을 비하하거나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F***’은 영미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욕설이다.
미나미가 문제의 의상을 입고 출연한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일본과 영국 언론이 미나미의 의상을 지적한 시점을 보면 지난해 1월로 추정할 수 있다. 논란의 불씨는 1년 넘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미나미가 공연하거나 춤을 전수하는 등 안무가로 활동하는 장면을 촬영한 인터넷 동영상의 댓글 게시판마다 일본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 네티즌들은 혀를 내둘렀다. 네티즌들은 “고의적인 행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 “영어 문구를 알아챈 부모들이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 “출연자가 이상한 의상을 입고 나타났는데 통제하지 않은 방송사도 문제가 많다”고 했다.
네티즌 대부분은 일본을 ‘성진국’이라고 조롱했다. 성진국은 성(性)과 선진국을 합성한 인터넷 신조어다. 국내총생산(GDP) 세계 3위로 막강한 경제력과 성인물 시장규모가 크고 성에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를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한 네티즌은 “전파를 탔으니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성적인 문구에 그대로 노출됐는지 헤아릴 수도 없다. 명백한 아동성범죄”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역시 성진국이야”… 여성 안무가, 어린이 체조방송에서 음란 문구 의상
입력 2015-03-19 12:19 수정 2015-03-19 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