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여심을 잡아라”… 티볼리 모는 운전자 3명 중 1명은 여성

입력 2015-03-19 09:28

자동차업계가 여심(女心) 잡기에 나섰다.

여성 운전자들이 늘면서 차량을 구매하는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업계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소형차를 앞다퉈 내놓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운전석이 승용차보다 높은 SUV는 시야가 넓어 운전하기에는 편리하지만, 차체가 크고 가격이 비싸 여성들이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가격을 낮추고, 몸집은 줄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한 소형 SUV가 잇따라 나오면서 SUV로 눈을 돌리는 여성 운전자들도 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가 올해 1∼2월 티볼리를 구입한 고객 총 5210명의 성비를 분석해보니 약 32%인 1667명이 여성으로 집계됐다. 3대 중 1대꼴로 여성이 구입한 것이다.

코란도C의 경우 여성 구입 비율이 23%(2014년 판매량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티볼리의 여성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또 티볼리 구입자의 절반가량인 49%는 20~30대층으로 집계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여성들이 차량을 살 때 남편 등 남성 명의로 사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미혼 여성들이 티볼리를 많이 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티볼리는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계기판을 6가지 색상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여성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차별화된 요소와 디자인을 적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소형차를 중심으로 여성 고객의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아차가 최근 전체 차종을 대상으로 고객의 성비를 분석해본 결과 여성 비중은 2012년 28.6%에서 2014년 29.1%로 0.5%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경차 모닝과 소형차 쏘울 등이 포함된 승용차로 범위를 좁힐 경우 여성 비중은 이 기간 33.1%에서 35.1%로 2.0%포인트 늘어나 증가 폭이 더 컸다.

한국GM의 경차 스파크도 지난해 판매량 기준으로 10대 중 4대는 여성이 산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층별로 성비를 살펴보면 20∼30대의 경우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더 높았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