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마침내 ‘치매와의 전쟁’에 나섰다. WHO는 18일(현지시간) 치매를 ‘인류가 당면한 주요 건강 위협요소’로 규정하고 전 세계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을 촉구했다.
WHO는 앞서 16~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관계 장관 회의에서 치매가 ‘잘못 이해되고 있으며 잘 보고되지도 않지만 개인과 가족의 생활은 물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질환’이라는 인식에 참가국들이 모두 공감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WHO는 치매가 ‘늙어가면서 피할 수 없는 자연적 현상’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기억과 언어, 인지와 생각 등 일상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두뇌 인지 기능의 손상’이라며 “심혈관계 질환 위험요소를 줄임으로써 특정 유형의 치매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증거도 있다”고 강조했다.
WHO는 또 치매로 인해 지난 2010년에 이미 전 세계 총생산의 1%나 되는 6040억 달러(약 681조원)의 비용이 지출됐고, 2030년 무렵에는 1조2000억 달러(약 1353조원)의 치료비용이 예상되는 등 큰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치매에 있어서도 국가간 불평등도 심각해 후진국과 중진국이 치매 환자의 약 60%를 차지하고 이 비율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전 세계의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WHO는 앞으로 치매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치매 예방과 치료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국제적인 협업이나 정보교환 등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거릿 첸 WHO 사무총장은 “제약업계가 엄청난 비용이 투입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몇 차례 실패하면서 이를 거의 포기하려는 단계에 있다”면서 “하지만 여기서 손을 놓고 기다릴 수 없고 정치적·물질적 지원을 통해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WHO 치매와의 전쟁… “이대로 가단 2030년에 1353조원 든다”
입력 2015-03-18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