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11년째 생활하고 있는 코트디부아르 남성의 안타까운 현실이 전해졌다.
17일 방송된 KBS ‘이웃집 찰스’에선 2005년부터 한국에 머물고 있는 코트디부아르 출신 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숨은 고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사업 출장 차 한국에 왔다. 그 사이 코트디부아르에서 내전이 일어나 부모를 잃었고, 숨은 한국에 정착하기로 결심한다.
현재 8세 아들과 세 살배기 딸, 아내와 살고 있는 숨은 수산시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3년차 상인이지만 흑인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방송에서 일부 상인들은 숨에게 “스타야 스타. 다 하얀데 (너는) 까마니까 스타지” “되게 좋아하네 X놈” 등의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어떤 이는 성적인 농담까지 던졌다.
식사를 할 때도 숨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동료 상인들은 숨이 이슬람교도라는 사실을 알고 “IS가 왜 그렇게 사람을 죽이고 난리치는 거야? 너 알아?” “IS의 ‘S’는 무슨 약자야” 등의 질문을 던졌다. 숨은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잘 모른다”고 답했다.
고된 밤샘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숨은 결국 차 안에서 눈물을 보였다. 흑인을 비하하는 일부 시선들에 여전히 상처 받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아프리카 사람들 보면 무서워한다. 지하철에서 제가 자리에 코를 막고 일어난다”고 말했다.
숨의 사연은 방송화면을 캡처한 형태로 1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져나갔다. 네티즌들은 “외국에서 한국인 비하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내가 다 미안해지네요” “마음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흑인을 대하는 한국인의 자세… “이게 현실이에요” 네티즌 한숨
입력 2015-03-18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