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 봉은사역명 개정 촉구 2차 성명 발표

입력 2015-03-18 17:15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18일 봉은사역명 개정을 촉구하는 2차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회언론회는 ‘서울시, 구차한 변명 말고 봉은사역명 당장 개정해야’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서울 지하철 929정거장명이 봉은사역으로 된 것에 대해 국민 반감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면서 “서울시가 특정종교 사찰 명칭을 지하철역명에 사용해 논란을 확산시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회언론회는 최근 모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여론조사 결과를 시민 정서로 제시했다. 교회언론회는 “봉은사가 과거 친일 본산이었다는 것이 알려지자 국민들이 분노했고 지난 3월 3일 모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실시한 투표에서 ‘봉은사역’보다는 ‘코엑스역’이 좋다는 의견이 10% 포인트 이상 앞섰다”면서 “그럼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서울시가 철저히 시민을 무시하겠다는 발상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의 땜질식 대처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교회언론회는 최근 전개되는 봉은사역 논란이 “봉은사의 친일행위 전력(前歷)이 노출되자 불교계는 빠지고 서울시가 나서서 적극 해명하는 모양새”라면서 “강남의 전통사찰이고 역사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당초 결정 기준은 감춰버렸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시는 (역명 제정 이유로) ‘봉은사마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봉은사마을역’으로 했어야 했다”면서 “글로벌 시대에 ‘마을’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할 뿐 아니라 이미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코엑스’가 있다”면서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교회언론회는 “서울시가 친일본산이었던 사찰명으로 공공장소 명칭을 고집한다면 일제 잔재 청산을 거부하는 것으로 국민 저항은 물론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서울시가 시민 다수의 주장을 도외시한다면 시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만섭 교회언론회 사무국장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불교 간 연관성 때문에 사찰 이름을 역명으로 정했다고 의심할 만한 팩트가 속속 드러남에도 서울시는 구차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면서 “서울시는 종교편향 본산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 전에 역명부터 당장 바꾸라”고 촉구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