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거액을 받고 성매매를 한 ‘한국인 원정녀’가 적발됐다. 대만 언론에서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이 사건을 놓고 우리 네티즌들은 “나라망신”이라며 혀를 찼다.
대만 동삼신문은 18일 “성형외과 간호사라고 밝힌 29세 한국인 여성 A씨가 지난 16일 신베이시의 한 모텔에서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관광을 이유로 지난달 대만에 건너갔다. 체포 당일까지 18일간 체류하면서 25만 대만달러(약 900만원)를 벌었다. 한 번의 성매매의 대가는 1만5000대만달러(약 53만원). A씨는 모바일메신저 ‘라인’을 통해 남성들을 불러들였다.
대만 수사당국은 A씨의 성매매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쪽지, 스마트폰 2대, 피임기구 3개 등 압수품을 공개했다.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하지 않은 A씨는 남성과 대화에 필요한 영어의 발음을 쪽지에 우리말로 적었다. 쪽지에는 ‘룸 넘버’ ‘웨이트 기다려라’ ‘커스터머 손님’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해외에서 거액을 받고 성매매를 하는 우리나라 여성, 이른바 ‘원정녀’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한류열풍으로 한국인에 대한 호감이 높아진 일본과 중국에서 이미 몇 차례 발생했다. 대만에서는 지난해 2월 30대 우리나라 여성이 성매매 혐의로 체포돼 송환됐다.
A씨의 경우 혐한 성향의 대만 네티즌들을 자극할 요소가 많아 현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복수의 매체는 A씨가 자신을 성형외과 간호사라고 밝힌 점을 앞세우고 있다. 대만의 혐한 네티즌들은 우리나라를 ‘성형대국’이라고 부른다.
대만 지상파 방송사 CTS 뉴스는 지난 17일 저녁 A씨를 한류스타 유인나(33)와 비교했다. 대만에서 인기가 많은 유인나와 비슷한 분위기로 자신을 꾸며 호객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유인나의 출연작이자 중화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A씨의 성매매 사건을 다루는 보도에서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우리 네티즌들은 들끓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로 사건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언론 보도에 앞서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퍼져 파장이 일었던 2013년 일본 원정녀 동영상 유출 사건과 비슷한 흐름이다.
네티즌들은 “나라망신” “창피하다”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마라” “원정녀 한 명이 우리나라 여성들을 부끄럽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A씨를 유인나와 비교하거나 한류의 폐해로 몰아가는 대만 언론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를 물어뜯고 싶어 하는 대만 언론과 여론에 아주 좋은 먹잇감을 던져뒀다. 이제 대만과 벌이는 야구나 축구 경기의 관중석에서 ‘개고기’ ‘성형대국’에 이어 ‘원정녀’라는 팻말도 볼 수 있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대만 ‘한국인 원정녀’ 발칵… “어휴~ 나라망신! 그만 좀 해”
입력 2015-03-18 14:20 수정 2015-03-18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