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벌써 시작했어?”… FIFA 랭킹 꼴찌 부탄의 반격

입력 2015-03-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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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은 국제축구연맹(FIFA) 209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다. 2000년 FIFA 회원국으로 가입했지만 15년 동안 쌓은 랭킹 포인트는 0점이다. 한때 순위 변동이 있었지만 200위 주변을 벗어난 적은 없었다. 최고 성적은 187위. 랭킹 포인트 1점을 놓고 순위가 요동치는 최하위권에서는 대표팀 평가전을 치르기만 해도 거둘 수 있는 성적이었다.

부탄이 반격을 시작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향해서다. 부탄은 17일(현지시간) 팀푸 창리미탕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1차 예선 2차전 홈경기에서 스리랑카를 2대 1로 격파했다. 지난 12일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서 열린 1차전 원정경기에서는 1대 0으로 이겼다. 아시아 1차 예선 이전까지 14년 동안 43차례의 FIFA 공인 경기에서 단 3승을 거둔 부탄은 불과 일주일 사이에 2승을 추가했다.

승리의 주역은 ‘부탄의 호날두’로 불리는 공격수 첸조 겔첸(25·부리람 유나이티드)이었다. 겔첸은 자신의 FIFA 프로필이 1996년생(19세)으로 표시될 만큼 열악한 조국의 축구환경 속에서도 태국 프로축구 부리람 유나이티드로 진출한 ‘해외파’다. 겔첸은 전반 5분과 후반 45분 멀티 골을 넣어 스리랑카를 무너뜨렸다.

부탄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월드컵 데뷔전부터 2연승을 질주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국토의 대부분이 해발 2000m인 히말라야 산악지대지만 6개의 프로축구단을 운영하고 겔첸 등 신예를 육성하며 잠재력을 끌어올렸다. 다음달 9일 발표될 예정인 FIFA 랭킹은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부탄은 아시아 2차 예선에서 40개국과 싸운다. 우리나라, 일본, 이란, 호주 등 아시아의 강호들도 2차 예선부터 합류한다. 2차 예선은 5개국씩 8개조로 나눈 조별리그 방식이다. 각조 1위는 최종 예선으로 직행한다. 각조 2위 가운데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지 않은 하위 4개국과 각조 3위 이하는 2차 예선에서 탈락한다. 오는 6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행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