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하는 한일 교역…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입력 2015-03-18 09:21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교역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일 교역액(수출액+수입액)은 859억5200만 달러로 전년보다 9.2% 줄었다.

한일 교액액은 2011년 역대 최대인 1080억 달러(증가율 16.8%)를 기록한 뒤 2012년 1031억5900만 달러(-4.5%), 2013년 946억9200만 달러(-8.2%)에 이어 3년 연속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711억9천800만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1∼2월 한일 교역액(잠정치)은 100억44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6% 줄었다. 현 추세대로라면 한일 교역액은 올해까지 4년 연속 후퇴할 가능성이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한일 교역액 감소는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는 엔저(엔화 약세) 현상과 맞물려 대일 수출과 수입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엔·달러 환율은 2차 아베 내각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으로 2012년 말 달러당 82엔에서 현재 120엔대로 상승했다.

대일 수출 감소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한국 제품의 일본 시장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일본 기업들이 자국 내 생산시설을 줄이고 해외 투자를 늘리면서 일본 수입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엔저 영향으로 일본 기업과 소비자들이 외국 기업보다 자국 기업을 선호하게 되면서, 일본 기업의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 가운데 일본으로 역수입되는 물량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일 수입은 수출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전반적인 국내 수입 수요가 많지 않은 데다, 한국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일본에 의존해온 소재·부품·장비 수입처를 중국 등으로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