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건숭맞으면 되니?” “너 호박 잡았구나?” “곽밥 먹었니?”
분명 외국어는 아닌데 알아듣기 힘들다. 북한에서 쓰는 말들이다. ‘건숭맞다’는 덜렁거리다, ‘호박잡다’는 횡재했다, ‘곽밥’은 도시락이다. 전문가들은 남북한 언어 차이가 생활언어는 30~40%, 전문용어는 60% 이상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일기획(대표이사 사장 임대기)은 남한과 다른 언어를 쓰는 탈북 학생들의 언어 정착을 돕기 위해 남북한 단어를 자동 변환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글동무’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비영리 교육봉사법인 드림터치포올(대표 최유강),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개발한 글동무 앱은 일종의 디지털 사전이다. 현재 고등학교 국어교과서 3종에서 추출한 단어 및 생활어 등 약 3600 단어를 대상으로 단어 풀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운받은 글동무 어플리케이션을 열고 교과서를 읽다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바코드를 찍듯 해당 단어를 비추거나 사진을 찍으면 그 단어에 해당하는 북한 단어와 뜻풀이가 나타난다. 해당 단어를 직접 입력할 수도 있고, 문장으로 뜻풀이가 쉽지 않은 단어에는 제일기획 디자이너들이 직접 그린 손 그림이 설명을 도와주기도 한다.
특히 글동무 앱은 사용자 참여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방대한 생활어 속에서 아직 수록되지 않은 단어가 있으면 신규 등록을 바로 요청할 수 있어 사용자들의 손으로 어플리케이션을 업그레이드해갈 수도 있다.
탈북자 출신으로 글동무 앱 개발에 참여한 김승희 박사(가명·통일부 통일교육원 전문강사)는 “남북 교류가 단절된 지 60여 년이 흐르면서 언어차이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겪는 언어적 이질감은 큰 문제”라면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스스로 간단하게 단어를 이해할 수 있다면 교육 현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제일기획, 탈북자 학생 들 위해 디지털 사전 개발
입력 2015-03-18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