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곤혹스러워지는 한국 왜?

입력 2015-03-17 20:48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중국 의 적극적인 ‘구애’에 미국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한국이 곤혹스런 상황에 놓이게 됐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7일 한국의 AIIB 가입과 관련해 “한·미 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인프라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점에선 공감한다”면서도 “AIIB가 실질적인 다자개발은행으로 운영 가능하다는 확고한 증거를 원한다. 이는 지배구조의 측면에서 다른 개발은행들이 수십 년간 이뤄온 높은 기준을 충족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의 발언은 AIIB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AIIB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다자개발은행인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한 중국의 ‘대항마’ 성격이 짙다. 중국의 AIIB 자본분담금이 50%로 설정돼 있는 탓에, 지배구조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미국을 중심으로 제기돼왔다.

이런 측면에서 전통적인 미국 우방국인 한국의 AIIB 가입은 중국에게 큰 호재다. 중국은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AIIB 가입을 적극 권유해왔다. 지난 16일에도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가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만나 같은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경제적 실익 등 여러 사안을 검토해 AIIB 참여 여부를 유관 부서와 협의할 것”이라며 “국익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