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지 않는 이유… KAMD 한계 때문?

입력 2015-03-17 16:51 수정 2015-03-17 16:54
국방부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현재 군이 구축하고 있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만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한반도를 방어하는 데 제한이 많기 때문이다.

KAMD는 한반도를 공격하는 북한 미사일을 종말단계 저고도에서 단 한번에 막아야하는 구조이다.미사일이 낙하해 목표지점 40㎞안에 들어왔을 때 타격이 가능하다. 북한이 평안북도 신계리 미사일 기지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하면 불과 3분30초만에 서울에 도착한다. 현재 KAMD의 주요 타격 체계인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반응하는 시간은 2분13초 정도로 알려져 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북한 미사일을 막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사거리 600㎞에 달하는 그린파인레이더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각과 지점을 포착하고 탄도유도탄작전통제센터가 이를 식별해 타격명령을 내리면 즉각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는 KAMD의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을 때만 가능하다.

하지만 북한은 미사일을 이동식발사대(TEL)에 탑재해 우리 군이 눈치 채지 못하게 발사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때와 올해 훈련때 이동식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군은 일부는 포착했지만 일부는 발사지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탐지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설사 탐지·식별·요격이라는 KAMD의 전(全)단계가 순식간에 이뤄진다 해도 평균 마하 7의 속도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미사일을 한 치 오차없이 막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는 국가들은 대부분 중첩방어망을 쌓고 있다. 미국은 적이 쏜 미사일을 상승단계, 비행단계, 종말단계로 나눠 매 단계 마다 적어도 두 가지 방안이상으로 공격하는 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종말단계도 사드와 같은 고고도 종말단계와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방어하는 하층방어 등 두단계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 군도 중첩방어를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 외에 요격고도가 이보다 높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과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M-SAM)을 2020년대 중반까지 개발할 계획이지만 기술적인 이유로 가능성 여부는 미지수다. 군사전문가들은 KAMD의 허술한 방어망을 보강하기 위해서라도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