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갑질에 석사학위 포기했어요” …여자 대학원생 눈물

입력 2015-03-17 15:24

교수들의 ‘갑질’에 못이겨 석사 학위 취득을 포기했다는 한 네티즌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돈 없는 학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16일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대학원은 공부하는 곳 아닌가요? 제가 이상한 사람인가요?’ 제목으로 학위를 포기하게 된 과정을 올렸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여학생이라는 그는 “석사학위 취득을 방금 포기하고 집에 오는 길입니다. 속상해서 여기에다 적어봅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논문기수들이 교수님 접대하듯 식사는 기본에 술도 원없이 사드려하고 심지어 2차(그 2차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참고로 교수님께서 여자학생들은 술자리 오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군요)까지 다 해드려야 한다네요. 직설적으로 뭘 해달라고 하지는 않지만 전통처럼 당연히 대가를 바란다”며 “이건 너무 심하다 싶어 논문준비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도 교수들의 ‘갑질’을 하나하나 나열했다.

음악을 전공하는 것으로 보이는 그는 교수들에게 레슨비를 꼬박꼬박 냈지만 정작 배운 건 없다고 주장했다. “자기 컨디션 안 좋으면 화내고 시간 맞춰 가면 바쁘다고 몇시간 기다리기 일쑤”라며 “2년간 학교 다니면서 단 한번도 교수님이 존경스러웠거나 배울게 많다고 느낀적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돈이 없거나 돈을 내기 싫으면 교수 논문을 대신 써주거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교수들이 추천하는 악기로 바꿔야 하고 명품백도 상납해야 하는 다른 학과에 비해 다행이라고 적었다.

그는 “동료들에게 비싼 등록금내고 당당히 입학해서 왜 교수들 뒤치다꺼리만 해야 하냐고 항의도 해봤지만 그냥 돈주고 학위 산다고 마음 편한게 생각하라는 대답만 들었다”며 “갑질하는 교수도 싫지만 그냥 넘어가려는 학생들이 더 싫다”라고 분노했다.

그는 끝으로 “그냥 열심히 공부하는 대학원 생활을 한국에서 할 수는 없는건가요?”라고 하소연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