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연합사역은 희생, 창조, 애통한 마음

입력 2015-03-17 14:23 수정 2015-03-17 14:48

30년이 조금 안되는 목회사역 속에서 감사하게도 왕왕 지역 교회의 연합사역을 섬길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렇게 연합사역을 섬기던 와중에 있었던 하나님의 은혜와 지혜들을 칼럼을 통해 나누고자 한다. 한국교회가 위기라고들 한다. 부디 한국교회가 하나되어 다시금 평상 위에 둔 등불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첫째, 연합사역은 희생을 필요로 한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그의 자녀들 사이의 중보자 역할을 했다. 거기에는 십자가라는 희생이 뒤따랐다.

십자가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했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하여, 하나님과 인간들을 하나되게 하기 위하여 그 자신을 세상 속에, 그리고 죽음 속에 내어 던지셔야 했다.

연합사역을 하는 가운데 주변의 몇몇 사역자들은 이렇게 조언했다. 연합사역은 우선 교회가 성장한 연후에야 시작해볼 일이라고 말이다. 교회가 성장하고 나면 연합사역에 여러 방면으로 힘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연합사역을 이루어 가는 데 있어서 교회의 규모는 아무런 조건도 될 수가 없다. 가만히 살펴보니 사실 연합사역은 ‘희생하는 이’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사역자로서 쉼을 반납하고 며칠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몇몇의 사역자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대형교회 사역자도 중형교회 사역자도 개척교회 사역자도 그 라벨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 개교회의 부흥과 각성 이외에 지역교회의 연합에 대한 십자가를 하나 더 짊어질 수 있는 그들을 통해 역사는 시작된다.

둘째, 연합사역은 창조적 발상을 필요로 한다.

제자들이 보기에 예수님의 사역은 알수 없는 사역이었을 것이다. 예수님은 회당에도 가셨고, 세리와 과부의 집에도 가셨다. 병든자를 일으키는가 하면 어린나귀를 타셨고, 바리새인들을 책망하는 것 역시 서슴치 않으셨다. 예수님 주변의 사람들은 좀처럼‘이런 가르침’이 어디서 왔는가 알 수 없었다.

최근 여러 지역교회에 창조적 사역에 대한 요구가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가장 창조적인 사역의 비결은 ‘성령’에 있다. 성령의 감동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창조적 발상이라 할 수 있겠다. 성령은 바람 처럼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것이며, 그 안에 하나님의 깊은 것이라도 통달할 지혜가 있다. 필자는 작년 한 해 지역교회의 기독교총연합회장으로 섬기면서 성령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사역의 초점은 이전의 사역자들이 바라보지 않았던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셋째, 연합사역은 애통하는 마음을 필요로 한다.

연합사역에 있어서의 마음가짐의 문제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교회가 그 빛을 잃은 것에 분개하기 보다는 하나님의 영광을 잃어버린 교회의 모습에 눈물 흘릴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필자의 사역 초창기에 전략적으로 지역에 침투한 통일교의 모습 앞에 교회가 하나되지 못한 채 무력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이는 작년 한 해 지역의 여러 신학교와 신학교수들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이단대책연구소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 바른 신학과 하나님에 대한 바른 관점이 세워지지 않으니 혼란스러워 하는 지역교회를 보고 하나님 앞에 무릎꿇고 눈물 흘리고 기도했던 시간들의 열매라고 생각한다. 목사님들과 함께 ‘부를 노래와 흔들 깃발’이 없어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끌어 앉고 눈물 흘려 기도한 시간들이 지나고 나니 이젠 지역에 비교적 괜찮은 기독문화의 기틀이 갖춰지게 되었다. 여러 현안들을 두고 함께 눈물 흘릴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연합사역에 동참하기 원하는 이라면 그는 분명 교회에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영광, 그것을 간절히 구하는 자라야 할 것이다. 이것은 결코 세상속에 보이게 될 교회의 위대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를 통해 밝게 비춰질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이다. 세상 속에 빛과 소금 같은, 진짜 교회들이 일어서게 되는 것 말이다. 연합사역의 목적은 개교회가 연합사역단체안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일이 결코 아니다. 연합사역의 목적은 지역교회가 연합하여 지역사회 안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다. 연합사역은 자신을 내던져야만 성립되는 일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라면, 이 땅에 죽어가는 수많은 영혼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와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일에라면, 우리 삶을 관제로 드려도 좋을 일이다.



한상익 목사(천안 든든한 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