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일대 상습 침수를 막기 위해 잘못 설치된 하수관로를 바로잡고, 빗물을 분산시키는 유역분리터널을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용허리공원 빗물저류조가 저지대로 유입되는 빗물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유입관로를 추가 신설하고 고지대 노면수 유입시설도 확충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강남역 일대 종합배수개선대책을 17일 발표했다.
시는 강남역 일대 상습침수 원인을 항아리 지형, 강남대로 하수관로 설치 오류, 반포천 상류부 통수능력 부족, 삼성사옥 하수암거 시공 오류 등 4가지로 판단했다. 강남역 일대 지형 자체가 주변보다 17m이상 낮아 비가 많이 오면 고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또 저지대 하수관로가 빗물펌프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반포천으로 흐르도록 잘못 설치됐고 삼성사옥 하수암거 일부가 역경사로 시공돼 물 흐름이 막혀 폭우시 침수피해가 가중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초 1~4, 역삼, 논현 6개 지역 하수관에서 한꺼번에 배출하는 빗물을 반포천 상류부(고무래길)이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강남역 인근 역경사관로 흐름개선, 용허리 빗물 저류조 유입관로 추가신설, 고지대 빗물 유입시설 확충 등 3대 긴급 대책을 마련했다.
올해 강남역 일대 우기대책의 핵심은 기존 배수시설의 성능을 개선해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시는 일단 올해 우기 전까지 시비 5억원을 투입, 역경사로 잘못 시공된 강남역 삼성사옥 인근 하수관로 흐름을 개선하는 공사를 시행한다. 하수관로는 보통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기울어 있어야 하는데 삼성사옥 인근 하수관로는 사옥과 강남역을 연결하는 지하보도 설치를 하면서 하류측이 약 1.8m 높은 역경사로 시공돼 강남역 부근에서 물 흐름을 막아 침수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시는 또 고지대인 역삼동~강남역 역경사 관로구간 230m에 분리벽을 설치해 고지대 역삼동에서 흐르는 빗물을 초기부터 역경사 하수관로로 분산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용허리공원 빗물저류조가 진흥아파트 일대 노면수와 함께 기존 저지대로 유입되는 우성아파트, 신동아아파트 일대 빗물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폭 2m, 연장 155m의 유입관로 1개를 7월까지 추가 설치키로 했다. 아울러 강남대로 주변으로 고지대 지역의 노면수 유입을 막기 위해 횡단 하수관거, 연속형 빗물받이 등 고지대 노면수 유입시설을 늘리기로 했다.
오는 8월 착공해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할 배수구역 경계조정은 강남대로 일대 잘못 설치된 하수관로를 바로 잡기 위한 것이다. 2010년과 2011년 발생한 강남역 일대 침수 원인은 반포천의 범람이 아니라 역삼동 일대 고지유역의 빗물을 반포천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삼성사옥 인근 서초대로 78길의 간선하수도에서 대규모 월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는 하수도의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 빗물받이, 맨홀 등 지상 연결부를 폐쇄하고 노면수를 빗물펌프장으로 유입하기 위한 하수관을 약 8㎞ 신설하기로 했다.
중장기대책인 유역분리 터널은 반포천 통수능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다. 유역분리터널은 우면산 예술의전당 일대(서초 1,2) 빗물을 반포천 중류(고속터미널)로 분산해 홍수방어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터널은 교대역앞~반포천(성모병원 앞) 구간에 직경 7.5m, 연장 1.3㎞ 규모로 설치되며 내년 4월에 공사에 착수해 2019년 우기 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서초3, 논현 배수분구의 빗물도 추가로 유역을 분리해 반포천 통수능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이와 별도로 강남역 이외 주요 침수취약지역 33곳에 대한 침수해소사업도 원활하게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올해엔 성대시장 일대, 신촌현대백화점 일대 등 5개 지역이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며 나머지 지역도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시설을 확충해 서울시내 침수취약지역 대부분이 해소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시는 주요 침수취약지역 수방시설 확충사업에 1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김학진 서울시 물순환기획관은 “강남역 일대 침수 방지를 위해 대심도 터널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한 끝에 조기에 효과를 발휘하면서 공사비도 절약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된 만큼 차질없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강남역 일대 침수 사라질까… 서울시 종합배수개선대책 발표
입력 2015-03-17 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