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당분간 고재호 사장 체제로

입력 2015-03-16 19:13
교체설이 끊이지 않았던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이 당분간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16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김열중 전 산업은행 재무부문장(부행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자로 내정하는 등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신임 대표이사 사장 선임 건은 이사회에 상정되지 않았다. 사장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31일) 2주 전인 16일까지 사장 후보자를 확정해야 했지만, 이사회에 사장 선임 건이 상정되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오는 29일까지 임기인 고 사장이 당분간 직무대행 형태로 사장직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후임 사장이 정해질 때까지 고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한다”며 “임시 주총을 포함한 차기 주총까지 고 사장이 상법상 현재 대표이사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조만간 사내 분위기 쇄신을 위해 정기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업계획 확정 등의 내용을 담은 비상경영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 사장은 “비상경영조치를 통해 지난해 달성했던 세계 1위의 수주실적의 동력을 기반으로 대우조선해양을 해외 선주들에게 가장 신뢰받고 존경 받는 조선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가 된 이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사장추천위원회를 통해 결정돼 왔다. 추천위가 후보군을 추천하고, 이사회가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하고 주총에서 의결하는 식이었다. 당초 업계에서는 15일쯤 사장추천위원회가 개최돼 대우조선해양 사장 후보군이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사장 후보군에 대한 명확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지분 31.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대표이사 선임 결정권을 쥔 산업은행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인선을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과 을지로 대우조선해양 본사 앞에서 조속한 사장 선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산업은행 등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