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인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종탑에서 15일 밤(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40분쯤 모스크바 시내에 있는 수도원의 종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관들이 긴급히 출동했다. 불길은 약 3시간 만인 16일 새벽 1시20분쯤 잡혔으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불은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인 종탑의 비계 부분에서 발생했으며 다행히 종탑 내부로 크게 번지지 않아 내부 구조물은 거의 손상되지 않았다고 비상사태부는 밝혔다.
화재 당시 종탑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26명의 수녀들도 화재 지점과 먼 곳에서 생활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국은 보수 작업 시 불 사용 부주의나 전기 누전에 의한 발화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모스크바시 관계자는 “불 사용 부주의로 건설 자재에 불이 붙었고 이후 불길이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수사기관 관계자는 “종탑 보수에 이용된 건조장치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선의 누전이 화재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재 신고를 접수한 비상사태부는 100여명의 소방관들과 30여대의 소방차를 긴급 출동시켜 진화 작업을 벌였다. 수도원은 보험에 들어있어 필요할 경우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러시아 문화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러시아 정교회 수도원인 노보데비치 여자 수도원은 16세기에 세워졌으며 72m 높이의 종탑은 17세기 건설됐다. 수도원은 모든 부속 시설과 함께 2004년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수도원의 명물인 대형 종탑은 지난해 9월부터 복원 작업이 시작됐으며 올해 8월 완료될 예정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세계문화유산 모스크바 노보데비치 수도원 종탑 화재
입력 2015-03-16 17:10 수정 2015-03-16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