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차이허우 방광암으로 사망…양회 끝나자 반부패 공세 강화

입력 2015-03-16 16:16

중국군 ‘부패의 몸통’으로 불리는 쉬차이허우(71)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15일 방광암으로 사망했다고 신화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쉬차이허우는 직권 남용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지난해 3월 체포돼 같은해 6월 공산당 당적을 박탈당했다. 인민해방군 검찰원은 쉬차이허우의 비리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지난해 10월 27일 마쳤고 현재 사법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군검찰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쉬차이허우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쉬차이허우가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득에 대해선 관련법에 의해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쉬차이허우는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링지화 전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등과 함께 ‘신4인방’으로 불렸다. 이들은 시진핑 국가주석 정권의 출범 직전 보시라이를 상무위원으로 진입시켜 시진핑 체제의 전복을 계획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전문가들은 쉬차이허우의 사망이 오히려 중국 정부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쉬차이허우가 중병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그를 기소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 부담이 돼 왔다. 쉬차이허우는 과거 10년 넘게 군 고위층 인사를 좌지우지해 온 인물이다. 그만큼 군 내 지지층이 적지 않다는 점을 말해준다. BBC중문망은 “쉬차이허우의 사망으로 그의 처벌과 재판이 야기할 수 있었던 군내 반발 가능성도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한 재판에 넘겨졌을 경우 비공개로 하더라도 군 최고위층의 비리가 낱낱이 밝혀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사정 당국은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기가 무섭게 반부패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15일 전인대 폐막 직후 중앙기율위는 추허 윈난성 부서기와 함께 국영 자동차기업인 제일자동차((第一汽車)의 쉬젠이 이사장 체포 사실을 공표했다. 두 사람 모두 전인대 대표로 체포 직전까지 회의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 왔다. 두 사람의 체포로 올 들어서만 반부패 혐의로 낙마한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인사만 9명에 달한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