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한 사람에게 뭘 배울 게 있다고 명예교수입니까. 건국대는 그게 과연 최선입니까?”
캐디 성추행 혐의로 물의를 빚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건국대 석좌교수 임용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입니다. 건국대는 특히 “사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았다”며 박희태 전 의장을 해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16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이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건국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박희태 전 의장의 법조 경륜과 국회의장으로서의 업적을 평가해 모신 입장에서 사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해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석좌교수는 일반 교수와 달리 무보수 명예직으로 명쾌한 기준을 들이댈 여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은 박희태 전 의장을 1년 임기 석좌교수로 재위촉했습니다. 석좌교수는 석좌교수위원회 심사를 통해 위촉하는데 박희태 전 의장은 2013년에 이어 3년째 위촉됐다고 하네요.
박희태 전 의장의 캐디 성추행 사건은 지난해 9월 발생했습니다. 강원도 원주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다가 자신을 담당했던 여성 캐디(24)의 가슴을 수차례 건드리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박희태 전 의장은 당시 “손가락 끝으로 가슴 한 번 툭 찔렀는데.. 손녀 같아서..”라는 유명한 말을 해 빈축을 샀습니다. 네티즌들은 손녀 가슴을 만지는 할아버지도 있느냐며 반발했죠. 1심 법원은 징역 6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즉 성추행 혐의를 인정한 것입니다. 박희태 전 의장은 항소했고요.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다 성추행 사건으로 잇따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또 박희태 전 의장이 재판과정에서 성추행 혐의를 시인했는데도 박희태 전 의장이 항소했다는 점을 들어 사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네티즌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건국대는 얼마나 인물난이기에 저급한 박희태까지 모셨더냐. 참 가관이다. 이름만이라도 사외인물로 남아주는 게 영광이 모양이구나”라면서 말이죠.
그리고 건국대 관계자에게 묻고 싶네요. 성추행한 혐의로 법정에 선 피의자가 혐의를 시인했습니다. 법정도 이를 받아들여 징역형을 선고했죠. 다만 그 선고를 유예했을 뿐입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국가공무원이나 직업군인이 될 수 없습니다. 집행유예가 끝나고 2년이 지나야만 응시 자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사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았다고 보시나요?
재임용 논란이 일자 건국대는 이날 오후 박희태 전 의장을 석좌교수로 임용한 결정을 결국 철회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건국대의 결정이 아닙니다. 박희태 전 의장이 석좌교수를 사양했기 때문에 석좌교수 임용 결정을 철회했다는군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건국대는 그게 최선입니까?” 캐디 성추행 박희태 해명 논란…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5-03-16 09:11 수정 2015-03-16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