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협력사들도 실적에 따라 울고 웃었다. 특히 반도체와 스마트폰 협력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16일 기업경영성과 평가기관 CEO스코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사업부문별 매출액 상위 10개 협력사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본 결과 반도체 협력사들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무려 209.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스마트폰 협력사들은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31.6%나 하락했다.
반도체 협력사들의 영업이익 합계가 3281억원인데 비해 스마트폰 협력사 영업이익 합계는 1459억원에 그쳤다.
2013년에는 스마트폰 협력사 영업이익 합계가 2133억원으로 반도체 협력사 영업이익 합계(1061억원)의 2배를 웃돌았다.
2013년에는 삼성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면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던 시기였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IM(IT모바일)부문에서 벌어들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와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국산 중저가폰의 가격 공세에 직면해 삼성전자 IM부문의 영업이익이 반토막보다 더 떨어졌다.
스마트폰 협력사 가운데 멜파스, 알에프텍 등 2곳이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블루콤(147.2%)과 아비코전자(59.1%)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파트론(-51.2%), KH바텍(-47.6%) 등도 이익이 크게 줄었다.
반면 반도체 부문은 견조한 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작년 4분기에만 2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0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표였다.
따라서 반도체 협력사들도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었다. 상위 10개사 중 심텍, 하나마이크론, OCI 등 3곳은 흑자로 전환했다. 원익IPS가 66.7%, 이오테크닉스가 31.5%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인쇄회로기판(PCB), 메모리모듈 등을 생산해 스마트폰과 반도체 부문에 모두 부품을 납품하는 대덕전자는 지난해 무려 2322.4%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은 대표적인 중견기업들임에도 여전히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들 협력사도 글로벌화하면서 삼성 의존성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삼성 협력사들도 삼성 실적 따라 울고 웃었다
입력 2015-03-16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