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때는) 말도 잘 듣더니 요즘은 까져서 남편한데 이기려 한다.”
아내 서정희씨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서세원씨가 25년전 토크쇼에 출연해 아내를 향해 내뱉었던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여성들이 주로 모이는 커뮤니티에서는 “폭력 남편의 전조 증상이 있었다”면서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문제가 되는 서세원씨의 발언은 1990년 KBS ‘자니윤쇼’에서 나왔다.
서세원씨는 결혼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집사람이 모델 제의를 받고 사무실에 왔는데 보니까 모델보다 제 아내가 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서정희씨는 “아빠(서세원)가 방송하지 말라고, 연예인 나쁘다고 하지 말라 그랬다. 그래서 다 안 한다고 했다”며 “아침에 전화해서 집에 있나 확인하고 저녁에 확인하고, 만날 집에만 있으라고 해서 말대로 집에만 있었더니 결혼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서정희씨는 자니윤쇼에서 서세원씨가 화를 잘 낸다고도 했다. 그녀는 “남편이 결혼하면 공부도 시켜주고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서 “막상 결혼하니까 그날부터 못 나가게 하고 아기 낳으라며 화를 냈다. 그래서 아이를 낳으니 또 낳으라고 해서 또 낳았다”고 말했다.
서세원은 방송 내내 “말도 잘 듣더니 요즘은 까져서 남편한테 이기려 한다” “쇼 끝나고 우리 굿 한번 할까” 등의 말을 하며 웃음을 자아냈는데, 네티즌들은 강압적인 모습이 보인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서정희씨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세원씨에 대한 4차 공판에 출석해 서세원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수개월간 감금당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서정희씨는 또 “32년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폭언을 당했다. 방 안에서 목을 졸랐을 때는 내 혀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눈알도 튀어나올 것 같다. 나는 그 자리에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고 계속 살려달라고만 했다”라며 오열했다.
서세원씨가 폭언을 일삼았다는 점은 과거 또 다른 방송에서 아이들이 한 말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1994년 ‘밤과 음악 사이’에 출연했던 초등학생 아들은 “아빠가 일요일만 되면 막 화낸다”며 “기분 안 좋을 때 사실을 말하면 막 혼내고 주먹으로 머리도 때린다”고 말한다. 딸도 “뽀뽀하기 싫어하면 아빠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화를 낸다”고 했다.
서세원씨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로비에서 서정희씨를 밀어 넘어트리고 로비 안쪽으로 끌고 들어가 목을 조르는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폭행 사건과 별개로 지난해 7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성폭행·폭력남편 전조증상?… 서세원 과거 토크쇼 발언 눈길
입력 2015-03-16 00:05 수정 2015-03-16 0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