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대사가 '환자 팔찌'를 끊지 않은 이유는...정치적 의도?

입력 2015-03-15 15:13 수정 2015-03-15 17:04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지난 13일 퇴원후 첫 공식행사인 주한미군초청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 손목에 끼워진 환자 팔찌(노란색 네모 안)가 보인다. 연합뉴스

피습 사건으로 관심을 끈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10일 퇴원 후에도 병원 ‘환자 팔찌(ID band)’를 착용하고 공식 외부 행사에 참석해 그 배경에 관심에 쏠리고 있다.

12가지 환자 정보가 담겨있어 ‘환자 신분증’으로 불리는 환자 팔찌는 일반적으로 퇴원과 동시에 제거된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금곡학술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 조청 만찬에 참석했다. 그런데 리퍼트 대사는 오른쪽 손목에 피습 후 6일간 입원했던 세브란스병원의 환자 팔찌를 여전히 착용하고 있었던 것. 이 장면을 눈치챈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의료계 관계자들의 눈을 피해 가진 못했다.

특히 간호사들의 온라인 공간에서 “환자 팔찌 끊는 걸 잊어버린 것 아닌가”하는 지적이 일었고, 이에 세브란스병원 홍보파트에서 간호사실에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일이 벌어졌다. 확인 결과 리퍼트 대사 본인이 원해서 팔찌를 제거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세브란스병원 간호사실은 “리퍼트 대사 퇴원 때 담당 간호사가 팔찌를 가위로 잘라 제거하려고 했으나 대사가 ‘아뇨. 이게 마음에 들어요(No, I like this)’라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리퍼트 대사의 행위를 두고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의 한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외부 행사에 환자 팔찌를 차고 갈 이유가 없는데, 그걸 보여주는 의도를 도저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리퍼트 대사가 입원 기간 한국민과의 친밀성, 소통 등에 신경쓰는 모습을 많이 보였던 점 등을 들어 이번 환자 팔찌도 뭔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려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관계자도 “리퍼트 대사는 입원 중에도 병원 권한을 존중하고 지켜주면서 메시지의 발신은 명확했다”고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