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세계를 제패했던 한국마라톤이 깊은 수렁에 빠졌다. 15일 열린 2015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한국 남자는 2시간 13분대, 여자는 2시간 28분대에 그쳤다. 세계기록과는 한 참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한국 여자 마라톤의 간판스타 김성은(26·삼성전자)은 2시간 28분 20초의 기록으로 준우승했다. 김성은은 왕쉐친(중국·2시간 28분 39초), 웨차오(중국·2시간 29분 26초) 등 주요 경쟁자들을 제쳤으나 세계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아울러 4년째 김성은을 위협하는 새로운 선수가 없어 미래도 그리 밝지 못한 상황이다.
우승자인 구테니 쇼네 이마나(에티오피아·2시간 26분 22초)에게 크게 뒤져 2004년 이은정 이후 11년 만의 한국인 우승 꿈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2시간 27분대 이내를 목표로 한 것에 비하면 기록도 약간 아쉬웠다.
남자부에서는 케냐의 철각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가 2시간 6분 11초의 기록을 작성하며 3년 만에 월계관을 되찾았다. 2012년 대회 최고 기록(2시간 5분 37초)를 끊으며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에루페는 3년 만에 서울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에루페는 2013년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돼 케냐육상연맹으로부터 2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3년 만에 돌아온 한국에서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필렉스 킵치르치르 키프로티치(케냐)가 2시간 6분 59초로 2위에 올랐고 제이콥 키베트 출리오 켄다고르(케냐·2시간 7분 47초)가 뒤를 이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유승엽(23·강원도청)이 2시간 13분 10초를 기록하며 전체 14위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심종섭(24·한국전력)이 2시간 13분 18초로 국내 선수 중 2위(전체 15위)에 올랐다.
모규엽 기자
한국 마라톤 멀었다/김성은 여자부 2위…2시간 28분 20초
입력 2015-03-15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