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들 조심하길. 가슴만질 수 있으니" 건국대, 캐디 성추행 박희태 전 의장 석좌교수 재임용 강행 물의

입력 2015-03-15 10:53 수정 2015-03-15 11:11

건국대학교가 ‘캐디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박희태 전 국회의장에 대한 석좌교수 재임용을 강행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학생들은 “캐디 성추행 사건으로 도덕적,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박 전 국회의장의 석좌교수 재임용으로 건국대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도 “건국대는 스스로 학교 이미지 망가지는 일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성추행 교수를 퇴진시키지는 못할망정 석좌교수로 재임용하다니…” “건국대 여학생들 가슴 조심하세요, 만질 수 있으니…” “진짜 그렇게 인물이 없나” 등 비판과 냉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15일 건국대 등에 따르면 이 학교 총학생회는 박 전 의장의 석좌교수 재임용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나타냈는데도 학교 측은 이를 무시하고 재임용을 강행했다고 전했다.

총학생회 측은 "1심 판결이 나온 지난달 말부터 박 석좌교수에 대한 재임용 및 징계와 관련해 문의했지만 학교본부는 이달 1일이 지나서야 '박희태 석좌교수가 항소를 했기 때문에 형이 확정될 때까지 지켜보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국회의장은 최근 1심 재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선고받았다. 박 전 의장은 이에 불복해 항소,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학교 측은 박 전 의장의 석좌교수 재임용에 대해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측은 한 매체에 "박 전 의장과 같은 석좌교수는 보수가 없는 명예직이며 정교수처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다"며 "교수 임용처럼 엄격한 재임용 절차를 거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건국대는 박 전 의장이 석좌교수로 처음 임용된 2013년에도 심각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총학생회 측은 박 전 의장이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면된지 한달 만에 석좌교수로 임용됐다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네티즌들은 “교수가 골프장 가서 여자 캐디에게 가슴 만지는걸 가르쳐 주는 세상이 되었구나” “여학생들 조심하세요. 손녀취급 당할라” “건국대도 난감하겠다. 한때 권력 실세였는데, 재임용 못한다고 하기도 어렵고 임용하자니 학생과 국민들 조롱꺼리되고…” 등 반응을 보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