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성폭행이 가출·범죄·성매매로… 한 소녀에게 닥친 비극

입력 2015-03-15 00:18 수정 2015-03-15 16:53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SBS 시사정보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7년 만에 잿빛으로 돌아온 소녀가 성폭력으로 인해 충격적인 범죄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4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7년 만에 잿빛으로 중환자실에 누운 채 돌아온 한 소녀의 사라졌던 7년 삶이 밝혀졌다.

2013년 이지나(가명, 당시 20세)씨는 7년 동안 애타게 찾던 동생 유나(가명, 당시 19세)를 한 병원의 중환자실 병동에서 만났다. 생사를 오가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간 지나씨는 “상처투성이인 몸 전체가 잿빛에 뼈 밖에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유나의 과거 행적에 대한 추적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유나가 쓰러지기 전 마지막을 목격했던 남자를 만날 수 있었다. 남자는 “(유나는) 당시 온 몸이 새까맸다”며 “꿈 속의 할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잊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했다. 매일 10병 이상 소주를 마셨다”며 유나가 폭음을 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유나가 안양 소년원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결국 유나가 연루된 과거 사건을 찾았다. 2007년 벌어진 가출 청소년들이 자신들에게 도움을 준 할아버지를 흉기로 찌른 사건이었다. 할아버지는 복부에 1.5㎝의 상처 외에는 큰 이상이 없어서 치료 후 퇴원했다.

유나는 가출 9개월 만인 12살에 살인·강도 미수로 소년원으로 들어갔다. 지나씨는 이 사건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였으며, 아마 당시 부모님께 연락이 갔을 것이라는 제작진의 설명에 “소름 끼친다.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충격에 빠졌다.

제작진은 추적을 계속 하던 끝에 유나가 처음으로 가출을 했을 때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남자는 처벌을 받았고 유나는 집으로 돌려보내졌지만 아이에게 신경을 쓰는 가족은 아무도 없었다. 아버지는 알콜 중독에 할머니는 연로했다. 지나씨는 당시 13살,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동생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결국 유나가 비뚤어진 이유는 성폭행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였던 셈이다. 유나는 결국 다시 집을 나갔고, 가출팸(패밀리)를 만나 성매매에 노출되고, 할아버지를 흉기로 찌르는 범죄에 가담하게 됐다.

김동필 인턴기자 media09@kmib.co.kr,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