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크리트 탈환작전 이슬람 종파 간 보복 우려 증폭

입력 2015-03-14 16:44
연합뉴스 제공

티크리트는 수니파 독재정권 사담 후세인의 고향으로 현 시아파 이라크 정부에 맞서는 강성 수니파의 근거지인 탓에 이번 작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보복성 폭력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이라크군과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가 합세한 티크리트 탈환 작전의 성공이 임박하면서 이슬람 수니파에 대한 시아파의 보복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라크 국방장관은 수니파 출신이지만 이라크군 자체가 시아파가 주축인데다,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가 이번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터라 이런 우려가 증폭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아파 민병대가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 아닌 티크리트 주민들도 IS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공격 대상으로 삼고 점령 지역에서 '자체 처벌'을 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라크의 유력 수니파 성직자인 셰이크 압델 사타라 압둘자바르는 13일(현지시간) 시아파 민병대가 티크리트에서 수니파 주민의 집을 불태운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그런 행위는 2006∼2007년의 종파 간 긴장을 재점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그는 "티크리트에서 수니파에 보복한 장본인을 처벌하라는 주장이 뒤이을 것"이라며 종파간 보복의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도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IS에 협력하는) 실수를 저질렀거나 잘못 유도된 티크리트 주민은 당장 무기를 내려넣고 이라크군의 작전에 협조하라"고 말했다.

티크리트 주민 중 일부는 IS에 자발적으로 협력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협박에 어쩔수 없이 IS 편에 선 경우도 있는 만큼 민간인의 억울한 희생이 종파 간 긴장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도 시아파 민병대가 티크리트 민간인에 피해를 준다는 보도에 관심을 표했다.

마틴 뎀프시 미군 합참의장은 이달 11일 티크리트 탈환작전의 승리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티크리트의 수니파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번 작전에서 무고한 수니파 민간인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부각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라크의 종파간 보복 폭력사태가 장기 내전으로 번진 이라크전쟁의 경험에서 나온 표면적 우려이고, 다른 하나는 이란의 영향력 확대에 인도주의를 고리로 제동을 걸어보려는 다층적 포석이다.

이란은 미군의 지원이 전혀 없이 벌어지는 이번 작전에서 티크리트 동부를 맡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를 직접 지휘하고 있다.

박동민 기자 nik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