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대사 얼굴에 피가 이상해! 과도엔 피도 안 묻었어”… 음모론 활개

입력 2015-03-13 21:02 수정 2015-03-13 21:15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1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군 초청 만찬에 참석한 뒤 호텔을 떠나고 있다. 리퍼트 대사가 퇴원하고 처음으로 가진 외부 행사다. / 이동희 기자 leedh@kmib.co.kr

마크 리퍼트(42) 주한미국대사의 피습사건을 놓고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보수 세력을 결집하고 한미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기획범죄라는 것이 음모론의 핵심이다.

13일 페이스북에서는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의 조작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놓고 네티즌들의 공방이 벌어졌다. 조작설을 제기한 네티즌은 “김기종을 제압한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의 사진은 삼류 액션영화에나 나올 법한 연출이다” “언론에서 면도날 피습이라고 떠들었다가 박근혜 면도날 피습과 유사해 조작설이 나오자 과도 피습으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또 “과도가 핏자국 없이 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고 한다” “동맥이 잘리지 않았는데 피가 뿜어져 나오기 어렵다. 피는 점성이 있어서 저렇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팔에 관통상을 입을 만큼 부상이 있었으면 손에 물건을 저렇게 쥐고 있기 어렵다”는 사견을 덧붙였다.

이 네티즌은 리퍼트 대사의 피습사건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을 돌파해야 하는 우리 정부와 웬디 셔먼 국무부 차관의 동아시아 역사 발언을 덮어야 하는 미국 정부의 합작품이라고 보고 있었다. 게시물에는 음모론을 동의하거나 사견을 더한 댓글이 꼬리를 물었다.

음모론은 이미 수차례 불거졌다. 지난 6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리퍼트 대사가 돼지 피를 꺼내 묻히고 그 장면만 편집해 보여준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주장한 네티즌은 리퍼트 대사가 습격을 당한 순간 김기종씨가 칼을 휘두른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김기종씨에 대해서도 “극우·보수·민족주의자로 진보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음모론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동의보다는 반박이 많다. 네티즌들은 “사건을 있는 그대로 해결할 의지가 없이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어려 정황보다 뚜렷한 근거가 중요하다. 음모론 수준의 주장만 쏟아지면 모두가 판단력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음모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CCTV 등 사건 현장의 영상이 있으면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