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만의 만남, 경남북 남명·퇴계 사상교류 협약

입력 2015-03-13 21:41

조선시대 성리학의 쌍벽을 이뤘던 경북의 퇴계(退溪) 이황 사상과 경남의 남명(南冥) 조식 사상이 500년 만에 처음 만났다.

경상좌도를 대표하는 이황과 경상우도를 대표하는 남명은 동일한 해(1501년)에 태어났으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직접 만나 교류한 적이 없었다.

김관용 경북지사와 홍준표 경남지사는 13일 오후 경북도청 회의실에서 ‘퇴계·남명사상 교류 촉진을 위한 상호 협약’을 체결했다.(사진)

양 도는 앞으로 사상을 공유·공동연구하고 영남유학의 계승발전을 위해 상호교류와 협력을 강화한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퇴계학과 남명학 공동연구 및 학술교류, 퇴계학과 남명학에 대한 청소년 교육프로그램 운영, 선비문화축제를 포함한 행사 교류이다.

양 지사와 문중 대표들은 이날 협약식에서 한복을 입어 두 사상의 첫 만남에 의미를 더했다.

또 상생발전을 위해 유교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문화사업을 확대하는 데 협력한다.

지난 1999년과 2001년 경북대 퇴계연구소와 경상대 남명학연구소가 연구기관 간 공동학술대회를 열고 학술대회 성과물을 묶은 ‘퇴계학과 남명학’을 출간하기도 했으나 지속적인 교류사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에 양 지자체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교류사업을 보다 체계적이고 활발히 추진할 방침이다.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은 1501년 같은 해에 태어나 조선시대 영남학파 양대 산맥으로 인식됐다.

이황의 근거지 안동은 경상좌도의 중심지, 조식의 근거지 합천·김해·진주는 경상우도의 중심지이다. 이황·조식은 두 지역을 각각 대표하는 학자였다.

이황은 인(仁)을 중시하며 온건하고 합리적인 기질의 소유자로 성리학을 이론적으로 발전시켰으며, 조식은 직선적이며 현실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재야의 비판자로 의(義)를 실천했다.

홍 지사는 협약식이 끝난 뒤에는 도청 강당에서 공무원들에게 ‘경남발 혁신’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을 했다.

홍 지사는 경남도의 청렴도 향상, 출자출연기관 구조조정,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 국가산업단지 3개 지정 등을 설명했다.

그는 강의에 앞서 경북도의회 장대진 의장 등 의장단과 만나 환담을 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퇴계·남명 선생을 중심으로 한 영남유학 사상을 재조명하고 이를 현대화하는 학술적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