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피해자 ‘기념일 반응’ 대비해야 한다.”
단원고 마음건강센터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13일 오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소아청소년의 기념일 반응 및 애도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서는 세월호 사고 1주기를 앞두고 생존학생과 유가족의 ‘기념일 반응(Anniversary reaction)’에 대비해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정섭 이사장은 “1주기를 맞아 생존자와 유가족이 어떻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대비가 필요한지, 이들에게 실제로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등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세미나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기념일 반응’이란 특정한 시기에 발생하는 심리적·신체적·행동적 반응의 일종으로 트라우마가 남을 정도로 충격이 큰 경험을 겪었던 시기가 다가올 때 나타나는 우울·불안·신체적 통증 등을 말한다.
대표적 사례로 자신의 우상이 죽은 기념일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 가수 재니스 조플린, 어머니가 숨진 나이에 사망한 미국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 등이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대규모 사고를 겪은 4·16 피해자들에게서도 ‘기념일 반응’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유금란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부모를 위해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생각에 감정을 억눌렀다가 어떤 사건에 촉발되어 감정이 분출되는 ‘지연된 사별 슬픔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이에 대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추교영 단원고 교장은 “우리 아이들은 사회적 관심 속에서 끊임없이 치유가 필요하다. 또 희생된 학생의 아픔과 학부모의 고통도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세월호 1주기… 피해자 ‘기념일 반응’ 대비해야”
입력 2015-03-13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