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쿡] 쏟아지는 박수에 일침, 홍영기의 솔직한 고백에 그리스도인의 향기가

입력 2015-03-13 16:36
방송화면 캡처

지난 10일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는 얼짱 출신 억대 쇼핑몰 CEO 홍영기·이세용 부부가 출연했습니다.

이날 부부는 아들 이재원 군을 공개했습니다.

홍영기(23)는 방송에서 “임신 당시 난 20세였고, 남편 이세용은 17세였기 때문에 더욱 슬펐다”며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엄청나게 울었다. 엄마에게 말했더니 엄마도 3일 내내 방안에서 우셨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아이를 지우지 않은 이유는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어떻게 없앤다고 생각하지? 라는 생각 뿐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영기와 이세용은 지난해 결혼했습니다.

홍영기는 방송 다음날부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수 일간 오르며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혼전 임신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홍영기의 혼전 임신이 통념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예상과 달리 비난보다 칭찬 일색으로 흐르자 홍영기가 12일 오후 페이스북에 우려의 마음을 담아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글의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한 행동이 죄인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무지함과 연약함으로 하나님 앞에 죄를 지었고 너무나 죄송스러운 마음에 아이를 가지고 낳는 그 기간 동안 많은 시간을 눈물로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저의 모습들에서 마치 잘 한 일이다. 나는 당당하다는 느낌이 의도치 않게 전달된 것 같습니다.(중략)

제가 방송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전달해드리고 싶었던 메시지는 이게 옳은 일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를 갖게 되었다면 어렵지만 힘을 내고 열심히 살아보자는 메시지를 전해드리고 싶었던 거였습니다.(중략)

많은 어린 친구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다 잘됐으면 좋겠고, 하찮은 저를 닮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 정말 죄송합니다. 죄를 지은 제가, 박수받는 제가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홍영기의 글이 공개되자마자 다시 댓글이 폭주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자책하지 마세요. 하나님도 용서하실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누리꾼은 “뭐가 하찮아요. 사람들 신경쓰지 마시고 언니 사람들만 챙기면서 앞으로 더욱 더 행복하게 사세요”라고 위로했습니다.

또 “이 사람 저 사람 다 신경 쓰면서 살아가기엔 언니가 아직 너무 어려요. 당당해져요. 진짜 보기 좋아요” 등 악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홍영기가 다시 댓글을 올렸네요.

“아니에요! 악플이나 욕 먹고 이런 글을 쓴 게 아닙니다! 정말 제가 한 행동이 옳은 일이 아님을 이야기해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정말 어린 나이에 어쩜 이렇게 바르고 예쁠까요?

드러내고 싶지 않은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밝히고 자신의 옳지 않은 행동에 박수를 보내는 누리꾼들에게 다시끔 경계의 말을 남긴 홍영기.

우리 사회에 아직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용기 있게 말할 수 있는 홍영기를 보며 그리스도인의 향기가 느껴지시나요?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